먼저 여쭙지 않고, 흐름을 먼저 그렸습니다
이른 나이에 배우자를 먼저 보내신 가족이었습니다. 병원에서 임종하시고 같은 건물의 장례식장으로 바로 모셨습니다. 이동은 몇 분이었지만 가족에게는 그 몇 분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간처럼 보였습니다.
상주께서는 처음 겪는 장례였습니다. 이런 자리에서 "이건 어떻게 할까요"를 계속 여쭈면 가족이 더 힘들어집니다. 그래서 빈소 준비, 조문 동선, 발인 시각, 화장 예약, 봉안 일정까지 제가 먼저 정리해 말씀드리고 확인만 받았습니다. "지금은 옆에만 계셔도 됩니다"라고 말씀드렸을 때 상주께서 고개를 한 번 끄덕이셨습니다.
조문객은 예상보다 많았습니다. 빈소는 계속 사람으로 채워졌지만 분위기는 조용했습니다. 밝게 인사하는 대신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돌아가는 분들이 많았습니다.
입관은 둘째 날에 했습니다. 화장은 생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게 했습니다. 발인 뒤 화장을 마치고 봉안까지 하루 안에 마무리했습니다.
"생각도 못 한 부분까지 챙겨주셨네요. 얼굴도 너무 자연스럽고, 감사합니다."— 상주께서, 입관을 마친 뒤
장례를 오래 해왔지만 젊은 분을 모시는 자리는 끝나고도 오래 남습니다. 가족이 서로를 붙잡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신 것이 이 장례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.
